발주자의 일방적 계약 종료에 대해 약 5억 8,000만 원 인정
서울동부지방법원 2024. 12. 6. 선고, 서울고등법원 2025. 8. 28. 선고
1.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은 주거복합시설 신축사업의 설계용역계약이 중간에 일방적으로 중단되면서 발생한 분쟁입니다.
의뢰인은 건축설계 업무를 수행하는 설계사무소였고, 상대방은 해당 사업을 추진하던 발주자였습니다. 양측은 설계용역계약을 체결했고, 의뢰인은 건축심의, 성능위주설계 심의, 사전자문, 통합심의 등 인허가 절차에 필요한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고 심의 과정에서 여러 조건이 붙자, 상대방은 이를 의뢰인의 책임으로 돌렸습니다. 이후 상대방은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다른 설계업체와 새로 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법무법인 이안은 의뢰인을 대리하여, 이 사건 계약은 의뢰인의 잘못이 아니라 상대방의 일방적 이행거절로 종료된 것이며, 이미 수행한 설계용역비와 계약 해지로 인한 손해배상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2. 법무법인 이안의 주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
가. 설계업무 지연이 의뢰인의 책임인지
상대방은 의뢰인이 정해진 일정 안에 건축심의를 완료하지 못했고, 조건부 의결을 받았으므로 설계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이안은, 건축설계 업무는 단순한 도면 작성이 아니라 인허가청, 심의위원회, 관련 기관의 일정과 판단에 따라 진행되는 업무라고 반박했습니다. 의뢰인은 실제로 필요한 심의와 자문 절차를 진행했고, 조건부 의결 이후에도 보완 조치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상대방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인허가 절차의 지연 경위, 심의 진행 과정, 조건부 의결의 내용, 의뢰인의 보완 조치 등을 종합하면 의뢰인이 설계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조건부 의결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설계업무 실패라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나. 상대방의 계약 해지가 정당한지
상대방은 의뢰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무법인 이안은 상대방이 더 이상 의뢰인에게 설계업무를 맡기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고, 실제로 다른 설계업체와 새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이는 상대방의 일방적 이행거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의뢰인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해지 통지 후 다른 설계업체를 통해 동일한 건물의 설계업무를 계속 진행한 점 등을 고려해, 이 사건 계약은 상대방의 일방적 계약 타절로 종료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다. 이미 수행한 설계용역비가 인정되는지
법무법인 이안은 계약이 중간에 종료되었더라도, 의뢰인이 이미 수행한 설계업무에 대한 용역비는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상대방은 건축허가까지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기성금이 인정될 수 없다고 다투었지만, 법무법인 이안은 실제 수행한 업무 내용과 진행률을 기준으로 기성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의뢰인이 전체 설계업무 중 상당 부분을 수행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기성금을 산정하고, 이미 지급받은 금액과 일부 공제 대상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의 지급을 명했습니다.
설계계약이 중간에 멈췄다고 해서 “완성 전이니 돈을 줄 수 없다”는 주장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일한 만큼은 계산됩니다.
라. 상대방의 공제 주장이 타당한지
상대방은 선급금, 하도급업체 비용, 다른 설계업체에 지급한 비용 등을 이유로 의뢰인의 청구금액에서 상당 부분을 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무법인 이안은 그중 상당수는 의뢰인의 설계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거나, 계약상 의뢰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법원은 상대방의 공제 주장을 전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일부 관련성이 인정되는 금액만 공제 대상으로 보았고, 나머지는 증거가 부족하거나 의뢰인에게 부담시킬 수 없는 비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계약 해지 이후 상대방이 다른 업체와 진행한 업무 비용까지 의뢰인에게 떠넘길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마. 계약 해지로 인한 손해배상이 인정되는지
법무법인 이안은 상대방의 일방적 계약 타절로 인해 의뢰인이 잔여 설계업무를 수행할 기회를 상실했으므로, 기성금과 별도로 손해배상도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의뢰인이 계약 해지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설계 일정 지연, 심의 과정의 조건 부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상대방의 책임을 일부 제한했습니다.
그럼에도 법원은 상대방이 의뢰인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이미 한 일의 대가뿐 아니라, 일방적 타절로 인해 잃게 된 이익도 일정 부분 보호한 것입니다.
3. 사건의 의의
건축설계 업무는 단순히 도면을 그리는 일이 아닙니다. 건축심의, 사전자문, 성능위주설계 심의, 통합심의, 관련 부서 협의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조건이 붙거나 일정이 지연되는 일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발주자가 이러한 절차상 지연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계약을 끊고, 이미 진행된 설계비 지급까지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다른 설계업체를 통해 사업을 계속하면서 기존 설계사에게는 “결과물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 사건은 그런 주장에 제동을 건 사례입니다.
법원은 설계업무가 실제로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인허가 절차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상대방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다른 업체와 사업을 계속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폈습니다.
그 결과 의뢰인은 이미 수행한 설계용역에 대한 기성금뿐 아니라, 일방적 계약 타절로 인한 손해배상까지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설계계약은 중간에 멈췄다고 그냥 끝나는 계약이 아닙니다.
누가 왜 멈췄는지, 어디까지 수행했는지, 그로 인해 어떤 손해가 발생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법무법인 이안은 건축·설계·인허가 절차의 특성을 바탕으로 설계업무의 기성률과 계약 타절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여 의뢰인의 권리를 지켜냈습니다.
위 내용은 개별 사건의 결과로서,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사한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법무법인 이안으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